<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장 이명숙 >

요즘 반려동물과 관련된 TV 예능프로그램이 눈에 많이 띈다. 강아지·고양이뿐만 아니라 닭·돼지까지 가족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축은 식재료로 소비되는 동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의 동반자로서 조금씩 의미를 부여하며 진화하는 것이다.

 

도시농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시에서 가축인 동물을 접하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동식물을 매개로 한 교육적·치유적 가치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 도시 텃밭 가꾸기 열풍과 함께 동물을 기르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도시에서 닭을 기르는 가정이 늘고 있기도 하다. 꼭 집 안이 아니어도 좋다. 텃밭에 작은 동물농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일단 작은 가축인 병아리부터 시작해보자. 처음에는 수고롭더라도 예쁜 닭집을 짓고 먹이를 주고 한 마리씩 이름을 불러주다 보면 어느새 닭이 알을 낳고 그 알이 병아리로 탄생하는 생명의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건강하게 자란 닭의 분뇨는 텃밭에 좋은 거름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시 중에 '풀꽃'이라는 게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필자가 몸담은 곳이 축산을 연구하고 기술을 보급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필자한테는 동물이 곧 '너'인 것이다. 몇 년 전 독일을 방문했을 때 동물이 하루 2~3시간 이하로 치유에 투입되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람을 치유한다는 명분 아래 동물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동물과 눈을 맞추며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있으면 자신은 물론 동물도 행복해하는 것 같아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지치고 힘들 때 기댈 곳이 필요하다면 동물과 함께 해보라. 동물은 우리가 어떻게 생겼든 상관하지 않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 따뜻하게 바라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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