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텃밭 여행

고양청소년농부학교(이하 농부학교)는 도시에서 경쟁하는 삶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여유와 더불어 농사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농부학교 김경윤 교장(52)은 주민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에 인문학 강의를 하면서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는 모습을 보고 농부학교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은 표정부터 어둡고 자신이 없지만, 텃밭을 가꾸면서 밝아지는 모습의 변화를 보았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경험에 인문학을 더했다.

 

농부학교는 올해 3월 처음 문을 열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농부학교 프로그램의 부제는 ‘나를 찾아 떠나는 텃밭 여행’이다. 절기에 따른 농사짓기와 매주 주제별로 열리는 인문학 강좌는 도시농업전문가, 인문학자, 작가, 심리학자, 직업상담사, 교사 등이 참여해 생명의 가치와 삶의 소중함을 전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학기제로 운영되며 농부학교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텃밭에서 아이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텃밭에서는 누가 몇 등을 했는지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공평하게, 모둠 별로 66.11㎡ 규모의 텃밭에 여러 작물을 키운다. 또 공동텃밭에는 감자, 고구마, 양파, 당근 등 농사를 지어 관찰하며,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기쁨만 아니라 시련도 배운다. 가뭄이 들어 말라버리는 농작물 걱정도 하며, 장마가 끝나고 작물을 괴롭히는 잡초와의 전쟁도 치러야 한다. 그런 시련 끝에 가을에 튼실한 열매가 되는 과정을 보며 아이들도 성장한다. 편식이 심했던 아이들의 달라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자신이 직접 수확한 채소 고유의 맛을 느끼다 보면,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한 변화는 내 손으로 키워서 수확했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하다. “아이들이 작물을 키우면서 감자는 메마른 밭에서도 알이 굵어지고, 상추에도 예쁜 꽃이 피며, 평소 먹던 것들도 모두 생명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 나아가 타인의 인생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죠.” 김경윤 교장은 농사를 통해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전한다. 농부학교는 수확한 작물 가운데 일부는 지역아동센터 등 소외계층에 기부하며 나누는 기쁨에도 동참하고 있다. 나머지는 농장에서 직접 요리해 먹기도 하며, 장터에 나가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텃밭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학생들이 가꾸는 농작물이 자라는 만큼 마음의 열매도 튼실해질 것이다. 

고양청소년농부학교

위치 : 경기더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893번지

문의 : 070-7785-0064

<그린매거진 2015년 08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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