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에 맞는 쌀 품종 개발과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쌀 가공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에서 개발한 ‘설갱’은 매우 부드럽고 잘 으깨져 누룩균이 쌀에 잘 달라붙고 번식도 왕성해 맛과 향기가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은 제품 8종의 원료곡으로 ‘설갱’을 사용하면서 2008년부터 1000여 농가와 계약 재배를 추진, 1645톤을 수매했다. 아울러,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업체는 품질 좋은 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양조용 벼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화학적 돌연변이 육종법’ 덕분이다. 이는 화학물질을 식물체에 처리해 후대에 발생하는 유용한 변이체를 선발·육성하는 것이다. 다른 종의 유전자를 삽입하는 유전자변형작물(GMO)과 달리 식품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위해성 논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1997년부터 돌연변이 육종 기술을 이용해 ‘일품벼’의 돌연변이종인 ‘백진주’, ‘고아미2호’, ‘큰눈’을 추가로 개발했다.

 ‘백진주’는 메벼와 찰벼의 중간 특성을 갖고 있다. 밥은 차지고 부드러워 밥맛이 좋고 김밥 같은 가공밥에 알맞다. 특히, 현미밥도 식감이 부드러워 간편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고아미2호’는 아밀로스함량이 28.1%로 소화되기 어려운 전분립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 쌀보다 체질량 지수와 혈청지질 중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품종이다.

 ‘큰눈’은 쌀눈이 일반 쌀에 비해 3배 정도 크고 두뇌활동을 도와 치매를 예방하는 가바(GABA) 성분이 많아 발아현미용으로 좋다. (주)미실란은 ‘삼광’과 ‘큰눈’으로 미숫가루, 현미차 등 가공식품을 개발해 판매 중이며, 지난해 계약 재배 면적을 50ha까지 늘렸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성과로 지난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돌연변이 육종분야 ‘업적상(Achievement Award)’을 수상했다. 이 상은 가공용 특수미 품종 개발로 쌀 시장 확대에 기여함은 물론, 쌀 가공업체와 농업인의 상생에 기여한 공로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농촌진흥청 답작과 김보경 과장은 “앞으로도 품질, 재배 안정성, 기능성을 갖춘 벼 품종 개발에 다양한 육종 프로그램을 활용해 우리 쌀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라며, “또한, 우량종자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로 우리 쌀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문의] 농촌진흥청 답작과장 김보경, 답작과 원용재 031-290-6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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